*모든 지역(地域), 인명(人名)은 가상입니다.

*여행을 떠난 오이카와와 카게야마를 제3자의 시선(나)에서 바라본 글입니다.

*'나'가 타인에게 편지를 보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타케다씨께 보내는 편지 (01일째)





 

바람이 곧추 불고 있습니다. 저희 여관 앞을 장식한 단풍나무도 어느덧 빨갛게 물들었습니다. 저희는 겨울을 나기 위해 나무에 지렛대를 세우고, 지붕 위에 돌을 얹었고 정원도 다듬었습니다. 아직 이르다고 하시려나요. 쓰야마촌에서의 겨울이 빠르다는 건, 타케다씨가 아무리 마을을 떠난 지 오래됐다고 해도 아직 잊지 않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건강하신지요? 안부인사가 늦었습니다. 아주머니도 아저씨도, 리츠코도 건강하다는 소식을 들어 무척 기쁩니다. 타케다씨의 편지를 받은 건 8월 막바지였습니다. 마당에 물이라도 뿌릴 겸 나갔다가 마침 땀을 뻘뻘 흘리는 우체부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얼음을 세 개 띄운 물을 드린 후 편지를 받아 들은 뒤, 타케다씨의 이름이 적힌 걸 보고 제가 어찌나 놀랐는지 타케다씨는 모르시겠죠. 물이고 뭐고 제 방으로 뛰어들어가 편지를 정독했습니다. 적어주신 말씀 하나하나 전부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펜을 드는 게 10월 그믐밤이니 답장이 참으로 늦어졌네요. 죄송한 마음을 담아 변명을 말씀드리면, 저는 답장을 해야 할지 망설였습니다. 편지에 적힌 건 주로 타케다씨의 안부인사와 간단한 근황, 그 뒤로는 전부 왜 제가 그런 결심을 했는지에 관해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혹시나 싶어 방금 편지를 다시 꺼내보았습니다만 역시나 제 기억이 옳네요.

저는 타케다씨의 편지를 읽은 후 곧장 답장을 쓰려고 했습니다. 흰 편지지를 꺼내고 옆에 편지봉투를 준비해두고, 펜까지 꺼내 들었지만 손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열어둔 창문으로 오후의 햇빛이 새어들고 물을 뿌리지 않은 마당에서 올라온 열이 지나치게 뜨거웠습니다. 끈으로 매어둔 소매 안쪽으로 땀이 스며 나왔습니다. 너무 더운 걸까 싶어 얼음물을 준비해놓고 다시금 책상에 앉았습니다. 손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내 답장 쓰기를 포기하고 편지지를 다시 집어넣었습니다. 지금 제가 쓰는 편지는 오랜 고민을 거친 끝에, 제가 저 자신의 치부(恥部)를 드러내는 심정으로 쓰는 것임을 부디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편지에 쓰려는 이야기는 제게 지나치게 부끄럽고 동시에 지극히 아름다운 기억입니다. 치부보다 부끄러운, 심장보다 소중한 추억을 타케다씨께 과연 말해도 될지 망설였던 것입니다. 타케다씨를 못 믿어서도 아니고, 타케다씨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아주 단순하게, 그 기억은 제게 무척이나 특별합니다. 저는 단지 그들, 그들과의 이야기를 글로 남겨도 될지 망설였을 뿐입니다.

그리 고민하다 보니 이리도 늦은 답장이 되어버렸습니다. ‘답장을 반드시 주지 않아도 된다. 허나 답장을 하기로 정했다면 꼭 주기 바란다고 하셨던 타케다씨 말씀처럼, 저는 답장을 쓰기로 정했으니 이 편지를 마치기 전에는 펜을 놓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저녁 6시 반입니다. 어머니와 아버지, 세이와 쇼우, 여관 식구들은 저녁 식사 중입니다. 저는 저녁을 먹지 않겠다고 말한 후 방에 앉아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이 편지를 마쳤을 때 몇 시가 되어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중간중간 손을 멈추는 때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타케다씨가 편지를 보실 때도 그러한 순간들이 이 글에 보일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런 낌새를 눈치채신다면, 그저 조용히 타케다씨께서도 손을 멈춰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에 대해서, 그들의 순간의 분위기에 대해서 아주 잠시라도 상상해주세요. 저는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금 되새기며 이 편지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여관을 방문하는 사람 중 젊은 사람의 비율이 극히 적다는 것을 타케다씨도 알고 계시겠죠. 그 적은 비율조차도 어르신들을 안내하기 위해 온(혹은 어르신들의 자녀, 손자분들로 그저 그분들을 따라온) 사람이라는 것도 역시나 알고 계시겠죠. 때는 4월이었습니다. 날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3일 연속 내렸던 비가 그치고 초록빛 태양이 맑게 떠오른 날이었습니다. 4월에는 저희 여관으로 오르는 언덕길이 온통 진달래로 뒤덮인다는 것을 기억하시나요. 주로 붉은 색조입니다만, 분홍색과 주황색이 섞여 다채로운 봄의 향취를 더합니다. 타케다씨께서는 어릴 적 그 언덕길을 몇 번이고 오르내리며 진달래꽃을 온통 따다가 꽃대를 빨아 꿀을 먹곤 했죠. 저는 타케다씨의 입술이 톡 튀어나와 꽃대를 물고 오물거리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쓸데없이 어릴 적 얘기는 그만하고 어서 본론을 말하라고 화내고 계시겠네요. 어린 시절의 개구쟁이였던 모습을 당신은 그리 탐탁지 않아 하셨죠. 저는 그 당시의 당신을 꽤 좋아합니다.

그렇게 꿀을 풍성하게 머금은 진달래꽃이 올해도 어김없이 곱게 피어 언덕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향기를 내뿜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마당에서 바람에 날려온 진달래꽃을 쓸고 있었습니다. 땅에 떨어진 꽃잎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도 꽤 정취 있는 일입니다만, 타케다씨도 잘 아시다시피 저희 어머니는 깨끗한 돌길을 좋아하십니다. 덕분에 저는 진달래꽃대가 떨어질 때마다 마당에 나가 한두 개의 꽃을 쓸곤 했습니다. 언덕길을 직선으로 걸어 올라오다가 갑작스레 왼쪽으로 꺾어지는 길목에 저희 여관이 있는 탓에 저는 마당에서 올라오는 손님들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마당에서 꽃을 쓸던 저는 저녁노을보다도 다정한 빛깔의, 꽃잎보다 부드러워 보이는 머리카락을 발견했습니다. 머리카락에서 이마, 눈동자와 연이어 얼굴, 상체에 이르기까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 건 어떤 청년 한 명이었습니다. 저로서는 젊은 청년을 만나는 게 무척이나 오랜만이었기에 당황하여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부디 저를 놀리지 말아 주세요. 여관에서 만나는 사람이라곤 온천을 즐기러온 어르신들뿐이고, 여관에서 일하는 식구들조차 기본 나잇대가 40대 후반이시니까요. 세이와 쇼우, 중학생인 그 아이들을 제외하면 제게 젊은 청년이란 미지의 존재였습니다.

이곳이 쓰야마 여관인가요?”

청년은 나뭇잎을 살살 건드리는 햇살처럼 부드럽게 웃었습니다. 저는 입을 열려고 해도 꽁꽁 얼어버린 입술을 탓하면서 몇 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청년은 다행이네요, 말한 후 뒤돌아 크게 외쳤습니다.

토비오! 여기야! 괜히 헤매지 말고 올라와!”

다시 제 쪽으로 몸을 돌린 청년은 남은 방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저는 그제야 입을 열고, 숨을 가다듬은 후 천천히 대답했습니다. 남은 방은 언제고 있다고. 다행이네요, 청년은 다시금 웃었습니다. 선선한 눈동자를 한 청년은 웃는 얼굴이 마치 국화처럼 깨끗했습니다. 그는 이런 시골에 오는 사람이 흔히 그렇듯 짐은 무척 가벼웠고 정갈한 복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뒤로 나타난 건 밤바다처럼 검은빛의 눈동자를 한 청년이었습니다. 그 청년은 제게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처음 든 인상은 두 사람 모두 무척이나 준수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두 사람은 서로를 음극과 양극처럼 끌어들이기도 하고, 때로 함께 있을 때면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저는 두 사람을 처음부터 특수하게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이곳 쓰야마 여관에 일부러 찾아온 젊은 청년, 남성 두 명이 함께 왔다는 점, 함께 있을 때면 애틋한 눈동자가 오간다는 점……. 저는 그 모든 것들이 야릇한 느낌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두 사람을 이끌고 여관 안으로 들어가자 오후 2시의 종이 멀리서 울려 퍼졌습니다. 쓰야마촌 안에만 들리는 종소리는 깊은 산 속 절에서부터 시작해 산등성을 지나 계곡을 넘고, 삼각형을 이루며 넓게 퍼지는 강을 따라 흐르고 미츠호수를 지나 이곳 쓰야마 여관에 이를 때 즈음이면 거의 흩어집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열어야만 들리는 성질의 것이지요. 종소리를 듣자 두 사람의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저는 쓰기 편하게 넓은 받침대에 올려놓은 숙박 장부를 부드러운 머리색의 청년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분은 금방 허물어질 것 같은 미소를 지은 후 제게 물었습니다.

저 종은 매시간 울려 퍼지나요?”

……아뇨. 오후 2시에만 울립니다. ……절에서 정한 기도시간이죠.”

저는 그분을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혀가 풀려 그나마 부드럽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지금 써놓은 간격보다는 더 길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독특하네요. 그분은 그리 말하고 숙박 장부에 이름을 써 넣었습니다. 오이카와 토오루(及川 ). 깨끗한 한자였습니다. 저는 어째선지 그분의 이름을 보자 미츠호수가 생각났습니다. 이름에 들어간 내 천()자 때문이라면 강줄기가 떠올라야 할 것 같은데도요. 그분은 자신의 이름 옆에 펜을 두고 잠시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무의식적으로 뒤에 선 검은 머리카락의 분을 바라봤습니다. 단순하게 저분의 이름을 뭘까, 하는 정도의 궁금증이었습니다. 아마도 오이카와씨는 그 순간 저의 눈빛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분들과의 추억이 있는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당연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눈길을 돌리려던 저의 머리를 한 대 세게 때려주고 싶다고도 생각합니다. 가능하다면 말이죠.

오이카와씨는 다시금 조용하게 글씨를 적어나갔습니다. 카게야마 토비오(影山 飛雄). 서로에게 무척이나 어울리는 이름이었습니다. 깔끔하고 정갈한 이름의 오이카와씨, 살며시 입술을 다물고 고요한 눈동자를 한 카게야마씨. 초면인데도 저는 두 사람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혼의 교감을 하기라도 한 것처럼, 제 마음이 온통 두 사람에게 쏠렸지요. 타케다씨께서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를 못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래 살지도 않은 제가 영혼의 교감이니, 분위기니 말하는 것이 의아할 수도 있겠지요. 저도 그 당시에는 그렇게 느끼는 것이 살며시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다만 두 사람을 만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종의 교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정도가 미약하냐 강하냐의 차이일 뿐이겠지요. 저는 타케다씨께서도 두 사람을 만나면 그러한 감정의 일점(一點)이라도 느끼실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편지로는 전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저는 두 사람에게 방 하나의 열쇠를 건넸습니다. 그렇게 해야 한다 생각했을 뿐입니다. 오이카와씨는 잠시 제가 건넨 열쇠를 바라보다가, 이내 산들바람 같은 미소를 머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이카와씨는 그것만을 말하고 입술을 다물었습니다. 저는 오이카와씨의 눈동자가 저를 곧게 바라보고 있는 것을 느꼈으나 무어라 말해야 할지 몰라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에 무어라 답했어야 좋았을지 지금도 고민이 됩니다.

 

 

저녁 식사 준비가 한창인 시간이었습니다. 벌레 무리가 울기 시작하고, 복도와 연결된 정원에서는 초저녁의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온천을 청소하러 청소 도구를 들고 복도를 걷고 있습니다. 쓰야마 여관이 지어진 지 100년이 넘은 만큼, 바닥을 짚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는 아무리 조심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나고 자라 그나마 요령을 압니다만, 혹시 타케다씨는 기억하고 계신가요? 발끝을 조심스레 댔다가 재빨리 뒷발을 물 흐르듯 대고, 급하게 한꺼번에 떼면 그나마 소리가 작게 나지요. 그렇게 걷고 있을 때쯤 반대쪽에서 요란하게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오이카와씨가 서 있었습니다. 푸른 나팔꽃이 그려진 유카타로 갈아입은 오이카와씨의 모습은 제가 본 어떤 분보다 그림 같았습니다. 유카타가 그리 잘 어울리는 분도 드물거라 생각합니다.

오이카와씨는 저를 보고 고개를 한 번 끄덕였습니다. 저도 마주 끄덕였습니다. 가벼운 인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오이카와씨는 제 앞에 선 후 눈동자를 굴렸습니다.

청소하러 가시는 건가요?”

. 온천을.”

혹시 저녁은 방으로 가져다주시나요?”

. 아마 30분 후에. 제가 올려드릴게요.”

감사합니다.”

그리 길지 않은 대화였지만 저는 대화 도중 그의 눈을 지그시 바라봤습니다. 가을의 정취를 담은 색깔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곳이 여관인지 가을 숲속인지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오이카와씨는 또다시 고개를 끄덕이고 저를 지나쳐갔습니다. 그는 발소리를 시끄럽게 내는 게 신경 쓰이는지 움직임이 아주 느렸습니다. 저는 그가 말하고 싶은 내용 중 반 이상을 말하지 않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무의식중에 느꼈습니다. 무엇이 저에게 그런 느낌을 준 걸까요? 어쩌면 움직임이 느렸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그가 스치듯이 연한 미소를 짓는 사람이라 그런지도 모릅니다. 저는 누군가를 속단한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제 글이 너무 두서없이 진행된다 느껴지실 수도 있겠습니다. 되도록 그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편지를 써야 한다 생각했기에, 이야기가 껑충 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네요. 그럴 때면 타케다씨는 그 사이를 상상으로 메꿔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그들이 나오지 않는 이야기는 이 편지에 불필요한 내용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저는 그들의 이야기를 쓸 때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온전히, 제가 느낀바 그대로, 사실 그대로를 전달 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타케다씨께 솔직하고 싶은 저의 심정이기도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써야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저 스스로 정한 규칙이기도 합니다.

저녁 식사가 준비된 후 두 사람의 방 장지문을 두드린 건 몇 시 즈음이었을까요. 밤 벌레 소리가 조용히 들리고 마당과 정원에 어둠이 깔린 시간이었습니다. 쓰야마촌은 고요에 휘감겼고, 복도는 조용했으며 먼 방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오이카와씨와 카게야마씨가 있는 방을 제외하면 20명 내외의 단체손님이 한 다리 건넛방에서 묵는 밤이었습니다. 그날 달이 초승달이었던 것만은 또렷이 기억이 납니다. 하늘이 참 맑았습니다. 두 사람의 방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혹시나 방이 비어있나 싶어 다시 쳐다봤더니 그림자 두 개가 어른거렸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이윽고 장지문이 열리고 카게야마씨가 제 앞에 서 있었습니다.

저녁을,”

들어오세요.”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오이카와씨의 목소리가 방 안쪽에서 들려왔습니다. 제 앞에 서 있던 카게야마씨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았습니다. 두 사람은 유카타를 입고 있었고, 카게야마 씨의 유카타는 저희가 준비해놓은 두 개의 유카타 중 아무 무늬 없이 검은 바탕에 흰 줄무늬가 그려진 유카타였습니다. 방금 온천에서 나온 건지 앞머리카락이 살며시 젖어 있었습니다. 머리카락에 달려있던 물방울이 떨어져 그의 유카타를 적시는 것이 또렷이 보였습니다. 저는 준비해 온 저녁상을 두 사람 앞에 놓았습니다.

저녁 먹고 온천 다시 들어갈 거야?”

아뇨. 오이카와씨는요?”

두 사람은 저녁상을 옮기는 저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조용히 이루어졌고, 사이사이 밤벌레 소리가 들릴 정도로 대답의 간격이 길었습니다. 제 숨소리가 들릴까 봐 저는 조심조심 숨을 내뱉었을 정도였습니다. 자연스레 저녁상을 옮기는 제 손도 느려졌습니다. 저는 얼른 이 일을 끝마치고 나가야 할지, 아니면 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타케다씨께만 말씀드립니다만, 솔직한 마음으로 저는 그곳에 가능한 한 오래 있고 싶었습니다. 그들의 분위기에 빠져 그 방이 따로 떨어진 공간처럼 느껴지는 것이 편안했습니다. 조곤조곤 들려오는 오이카와씨의 목소리, 카게야마씨의 응답. 맑은 달밤에 풍기는 풀잎 냄새. 편지에 그 순간을 표현해내지 못하는 건 단순히 저의 말솜씨가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나도. 그럼 밥 먹고 잘까.”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내일은?”

글쎄요. 그때 오이카와씨가 호수 얘기를 하셨잖아요.”

. 호수……. 그렇지.”

저는 두 분이 말씀하시는 호수가 미츠호수를 얘기하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이 쓰야마촌에서 그나마 볼거리라고는 미츠호수 뿐이죠. 저는 급하게 저녁상 차리는 것을 마친 후 방을 나왔습니다. 오이카와씨가 제게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보였습니다. 저는 발소리가 울리는 것도 잊은 채 서둘러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미츠호수를 몇 시에 가시는 걸까? 언제 가시려나? 어떤 길을 통해서? 쓰야마촌 한가운데 있는 미츠호수로 가는 방법은, 타케다씨도 아시다시피 10가지가 넘습니다. 저는 가능한 편하고 좋은 길을 두 분께 안내하고 싶었습니다. 동시에 주제넘은 참견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안내 해 드릴까요라는 말 한마디도 못 건넨 저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두 사람은 제가 나간 후에도 미츠호수의 얘기를 했을 겁니다. 저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에 대답하고 여러 가지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여관의 손님께 그런 기분을 느낀 건 처음이었습니다. 동시에 저는 두 사람에게 무척 큰 궁금증을 품었습니다. 오이카와씨와 카게야마씨의 관계와 이곳에 온 경위 등이 궁금해졌습니다. 타케다씨는 왜 제가 갑자기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 무척 궁금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의 제 기분을 설명하는 건 이 편지를 쓰기로 결정하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입니다. 비유하자면 맑은 달밤에 눈을 감으면 밤바람이 뺨을 적시는 것 같달까요. 달리 말해, 그들을 만나 그런 기분을 느끼는 건 무척이나 당연하게 여겨졌습니다. 저는 순수하게 그들이 궁금했습니다. 저의 궁금증이 옳은 것이었는지, 아주 이기적인 궁금증이었는지는 지금에야 그나마 구별이 됩니다. 당시에는 제 기분이 그저 그들을 돕고 싶은 순수한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할 뿐이었습니다…….

 

그날 밤 저는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내일 두 사람에게 제가 미츠호수로 안내해 드릴까요하며 말을 건네는 걸 몇 번이고 연습했습니다. 머릿속에서 오이카와씨와 카게야마씨의 얼굴이 떠돌았습니다. 정갈한 얼굴의 두 사람은 제 상상 속에서 서로 마주 봤습니다. 두 사람의 눈길이 교차하고, 그 사이로 미묘한 긴장이 감돌았습니다. 저는 안 보이는 곳에 서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맑은 햇살이 내리비치고 있었고, 동시에 검은 밤 속 달이 휘영청 떠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무어라 대화하기 시작했고 저에게는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대화내용을 듣고 싶어서 더욱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제가 그들의 몸에 닿은 순간 두 사람은 연기처럼 흩어졌습니다. 그것이 꿈이었는지 제 상상이었는지, 아니면 허깨비가 보여준 환상이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타케다씨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이 글을 읽고 타케다씨가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합니다. 부디 타케다씨께서도, 가능하다면 답장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 글을 읽기에 앞서, 엔듀님의 사과문을 먼저 읽어주세요.

→ http://oikage.pe.kr/54



안녕하세요, 엔듀님. 핫삐입니다.

우선 말씀 올리기에 앞서, 유령님께서 이미공론화를 하신 상황이라고 굳이 덧붙이신 걸로 보아, 만약 이게 공론화 되지 않았다면 저에 대한 의심이 오해임을 알고 있었음에도(뒤에 설명하겠습니다.) 사담계에서 제 욕을 한 것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또한 엔듀님이 올리신 사과문 중 빠진 내용이 있어 그에 대해 제가 첨언하는 식의 방법을 몇 번 사용할텐데, 불쾌감 없으시기 바랍니다.

 

 


 1. 저격성 짙은 비속어 트윗

 

엔듀님이 직접 올리신 트윗 내용입니다. 일단 엔듀님의 사과문 내용을 인용하겠습니다.

 

핫삐님께서 오이카게오이 리버시블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

당시 핫삐님께서 제게 자신도 리버스를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고 말씀해주셨고, 저는 제 성향이 핫삐님께 불편하시지 않음을 확인하고 팔로우를 유지했습니다.” (...)

지인에게 하이큐 계정(엔듀계)으로 사담계 팔로를 조심하라”, “밖으로 퍼 나르는 사람이 있다라는 디엠을 받았습니다. “핫삐님께 카게오이 계정이 있다라는 이야기 역시 같은 시기에 듣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핫삐님께서 트윗을 유출했다는 강한 의심을 거둘 수 없었고,” (...)

저는 사실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핫삐님이 제 사담계를 유출했다고 멋대로 의심하고 판단했으며, 사실을 왜곡해 듣고 유령님과의 디엠이 진행되기 전까지 개인적인 오해를 거두지 않았습니다.”

 

위 엔듀님의 사과문으로 미루어 보아, 엔듀님이 저를 블언블하고 욕설 트윗을 올린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추려집니다.

 

첫째, 제가 리버스를 크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고 대답했으나 카게오이 계정이 있어 본계에서 리버스 헤이트 발언을 하는 엔듀님 입장으로선 계정을 팔로하고 있는 이유를 알기 힘들었다.

둘째, 지인이 프로텍트계정에서 나온 이야기와 관련 트윗을 하는 걸 보고 제가 엔듀님의 프로텍트 계정 트윗을 유출했다고 생각했다.

 

첫째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엔듀님이 올리신 상단 트윗도 저 리버시블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당시 저는 엔듀님의 프로텍트 계정을 팔로하면서 실제로, ‘리버스를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엔듀님 사과문으로 보아, 엔듀님은 제가 엔듀님의 프로텍트 계정을 팔로하던 때에 리버시블이라는 말을 들으신 것 같군요? 그럼 이때에는 적어도 제가 리버시블성향이라 생각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 당시 저와 엔듀님의 생각>

(핫삐) : 리버스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엔듀님 : 핫삐님은 오이카게오이 리버시블이다.

 

그러던 와중 지인에게 엔듀계로 사담계 팔로를 조심하라”, “밖으로 퍼 나르는 사람이 있다라는 디엠을 받으셨고 핫삐님께 카게오이 계정이 있다라는 이야기도 비슷한 시기에 들으셨다했죠. 저로서는 앞의 디엠을 보낸 지인과 뒤의 디엠을 보낸 지인이 같은 인물인지 심히 궁금합니다. 저 두 개가 무슨 상관인지 저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만(제게 카게오이 계정이 있는 것과 뒷계를 밖으로 퍼나르는 것과 무슨 상관인지요?) 엔듀님께서는 저걸 연결 짓고 관련이 있다고 말씀하셨으니 아무래도 한 지인에게서 연이어 나온 말이었기에 엔듀님도 연관지어 생각하지 않으셨나 싶기 때문입니다. .. 무슨 상관인지 크게 이해는 가지 않지만 그리 생각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저 개인으로서는 저 지인이 동일인물인지의 유무에 대해서는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 설명 드려보겠습니다.

첫째, 제 카게오이 계정은 실존하는 것이 맞습니다. 계정은 약 2년 전에 만들었으며, 활동은 약 1년 전에 멈춘 상태입니다. 실제로 엔듀님이 카게오이 계정에 들어가 어떤 트윗을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핫삐계보다는 현저하게 활동이 적습니다.

둘째, 저는 핫삐계와 카게오이계에서 한 번도 리버시블적인 얘기를 언급조차 한 적이 없습니다. 카게오이 계에서는 제가 핫삐라는 것도 말하지 않았고요. 물론 친한 몇몇 지인분께는 삐님이라 불러달라말씀드렸지만 공개적으로 제가 핫삐다라고 말한적은 없습니다.(물론 제가 동일 인물임을 아는 지인은 있습니다. 그건 엔듀님이 프로텍트 계정에 5년 이상 된 지인을 들이는 것처럼 제게도 그분들이 특별한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로 미루어보아, 위의 퍼나르는 사람이 있다는 지인과 카게오이 계정이 있다는 말을 들려준 지인은 서로 아주 비슷한 시기에 해당 디엠을 엔듀님께 드렸고, 엔듀님은 그로 인해 오해를 하게됐다.. 는 과정이기 때문에. 저에게는 동일인물인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첫째, 둘째 사유로 보아 저의 카게오이 계정이 엔듀님 귀에 들어갈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도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악의적으로 엔듀님을 오해시키게 만들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죠. 이에 대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또한 엔듀님에 대해서도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당시 엔듀님이 프로텍트 계정에서 저의 팔로우 요청을 허가하면서 이미 제가 리버시블 성향이 있다고 생각 하셨을텐데, 왜 나중에 뒷계를 퍼 나르는 사람이 있다핫삐님께 카게오이 계정이 있다가 연결이 되는지요? 리버시블이라면 카게오이를 좋아할 수도 있고, 카게오이 계정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저로서는 그리 사료됩니다. 핫삐계에서 카게오이 얘기를 안하는 만큼 따로 계정을 파서 말하지 못한만큼 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엔듀님께서는 이미 제가 리버시블이라 생각하는 상태에서, “성향이 불편하지 않겠다생각하고 팔로를 허가하셨으면서

씨발놈”, “미친년의 욕을 하실 수 있었는지 참 이해가 가지 않네요. 그때에서야 카게오이를 판다고 생각하니 그리도 화가 나셨나요? 엔듀님 스스로 제가 리버시블이라 납득하셨으면서, 제가 저런 욕을 들을 만큼 엔듀님의 기분을 상하게 할 만한 이유였는지 참 의문입니다. 제가 엔듀님보고 카게오이 너무 좋으니 제발 파주세요라고 했나요? 카게오이에 대해서는 뒷부분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만, 제가 어떤 계정을 파서 어떻게 노는지는 제 자유입니다. 왜 그제서야 카게오이를 파는 것에 그리도 분노하시고 저런 욕을 하셨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 노파심에 말씀드립니다만, 제가 2년 전 계정을 분리시킨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탐라를 보실 논리버시블 분들에 대한 배려차원입니다. 더욱이 그렇기 때문에 활동이 멈춘지 약 1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엔듀님께 저의 카게오이 계정에 대해 말해준 지인분이 참 궁금해지네요.

 

 

 

 



 

2. 사담계 유출에 대한 의심 및 오해

 

솔직한 심정으로 이것은 너무도 어이없어서 답변조차 하기 싫습니다. 다만 엔듀님 말씀에서 말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엔듀님의 오해와 저격에 관한 의문

 

엔듀님이 욕설 트윗은 앞에 나눴던 것과 같이 크게 카게오이 계정뒷계를 퍼날랐다는 오해로 나뉘어질 수 있습니다. 첫째는 저격트윗이 떡하니 올라와있는데, 왜 두 번째는 저격 트윗이 없나요? 혹시 엔듀님이 말씀하신 몇 가지 중 밝혀진 게 첫 번째밖에 없어서 첫 번째만 보여주신 것 아닌가요? 욕설에 대해 사과하는 거라면 응당 모든 욕설에 대한 사과이고, 저는 그 모든 욕설을 알고 그 해당하는 욕설들에 사과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물론 엔듀님이 저것 말고 저를 지칭해서 쓴(지칭이 아니더라도 상황으로 미루어보아 저라고 특정 지을 수 있는) 트윗이 없다면 저도 이에 대해선 더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2) 사담계를 퍼나른다는 오해에 대한 해명 및 시간대 의문

(“사탕 계정은 계폭했던 제 본계로, 디엠 캡쳐를 위해 잠시 복구한 상태입니다.”엔듀님 입장글(http://oikage.pe.kr/53)에 있던 내용 그대로 빌려왔습니다.)

 

위 디엠창은 엔듀님이 직접 다른 분께 드리는 입장글에서 가져온 그림입니다. 이미 공개되었으니 딱히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말없이 가져왔습니다. 무례를 용서해주세요.

위 사항을 보면 2017411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 저 시점에서 엔듀님은 제가(정황상 Z가 저라고 판단되어 라고 지칭합니다. 혹시 잘못된 이해일 경우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OO님께 뒷계를 퍼날랐다고 한 것이 아니었다다른 분이 말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의 엔듀님은

 

제가 뒷계를 퍼나른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뜻이 됩니다.

 

엔듀님의 사과문을 다시 보죠.

 

저는 사실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핫삐님이 제 사담계를 유출했다고 멋대로 의심하고 판단했으며, 사실을 왜곡해 듣고 유령님과의 디엠이 진행되기 전까지 개인적인 오해를 거두지 않았습니다.”

 

즉 엔듀님은 OO님과 디엠을 나눌 때까지(2017. 05. 26) 오해를 풀지 않았다고 스스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엔듀님 스스로 오해인 것을 알고 있던 상황에서” “오해를 풀지 않았다고 하셨으니 이것이 오해임을 앎에도 자기 생각을 고집했다는 뜻이 됩니다. 이미 사실을 아는 분이 오해라고 하시니 참 이상한 단어 선택인 것 같습니다. 엔듀님은 오해가 아닌 누명이라고 써야 옳지 않나 싶네요.

 

그러나 제가 퍼트린 소문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정리를 했을 뿐, Z님의 유포사실을 의심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계정을 이전할 때에 A님을 다시 팔로할 정도로 A님을 깊게 믿었으며, 안 좋은 소문을 들으신 A님께서 Z님을 감싸기 위해 한 행동이라고 멋대로 생각했습니다.”

 

다시 엔듀님이 OO님께 쓰신 입장글입니다. 유포사실도 아닌 유포했다는 누명을 씌우고 A님이 저를 감싸기 위한 행동이라 생각했다고 쓰여있네요. 엔듀님 입으로 직접 아니다고 설명했으면서 왜 저런 식으로 생각하셨는지 도무지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왜 굳이 핫삐라고 생각하셨는지 저는 그게 제일 궁금합니다. A님도 아니라고 하셨고, 엔듀님 스스로도 아니다라고 하셨음에도... 이에 대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3) 사과문 마지막 문단에 대한 의문

 

상황에 맞춰 타인을 의심하지 않도록 사고에 주의를 기울여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엔듀님의 사과문 일부 발췌했습니다. 여기서는 상황에 맞춰 타인을 의심하지 않도록... 이라 적혀있습니다만, 엔듀님 입장에서 어떤 상황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상황은 제가 보기에는 명확했습니다.

1, 엔듀님의 프로텍트 계정을 모르는 OO님이 프로텍트 계정에만 올라오던 내용을 알고 있다.

2, 엔듀님은 저를 의심했고 A님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3, 엔듀님은 지인분들에게 직접 오해를 해명(엔듀님이 입장문에서 강조하셨던 부분 그대로 가져와봤습니다.)했다.

제 생각에는 이 사건은 3에서 끝날 사건입니다. 그걸 지속적으로 누명씌우고 그 고집을 굽히지 않아 OO님과 디엠을 하는 때까지 저에 대한 오해를 하신 건 엔듀님 개인의 사정이고요. ‘상황에 맞춰라는 말은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4) 블언블 시기와 관련된 의문

 

저는 직장인입니다. 아침 6시 반에 일어나고 밤 12시에는 잠에 듭니다. 당시 제가 기억하기로 모온리전 관련한 내용을 제가 OO님께 퍼날랐다고 오해하셨던 것 같습니다만(이는 제 개인적인 해석이기에 만약 옳지 않은 내용이라면 정정 부탁드립니다), 제 기억 상 저는 엔듀님의 프로텍트 계정으로부터 블언블을 제가 잠든 후에받았습니다. 즉 저는 잠든 12시 전후부터 아침 6시 반까지의 탐라 사정을 모르며, 그 당시 모온리전 관련 내용은 새벽 2~4시 사이에 일어났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일어났을 때에 이미 저는 엔듀님의 프로텍트 계정에서 블언블된 상황이었으며, 오히려 모온리전 일을 그제서야 파악했습니다.

이는 블언블 시간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고 거기까지 관여하고 싶지 않아 단지 의문만 말씀드리고 넘기겠습니다. 제 오해, 아니 누명을 푸는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싶네요.

 

 





3. 카게오이 계정 및 리버스 관련

 

이에 대해서 저는 정말 언급조차 하기 싫습니다만 엔듀님 사과문 속 의아한 내용 때문에 도저히 말을 하지 않고 지나갈 수가 없네요.

 

당시 저는 핫삐님께서 트윗을 유출했다는 강한 의심을 거둘 수 없었고, 리버스를 지뢰라고 언급하면서까지 논리버시블인 저의 계정을 팔로하고 계신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엔듀님의 사과문 발췌입니다. 리버스를 지뢰라고 언급했다고 적혀있네요. 이는 가장 상단의 욕설 트윗에도 적혀있는 말입니다. 엔듀님 본인 스스로,

 

당시 핫삐님께서 제게 자신도 리버스를 크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고 말씀해주셨고, 저는 제 성향이 핫삐님께 불편하시지 않음을 확인하고 팔로우를 유지했습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저로서는

 

리버스를 크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리버스가 지뢰다

 

이 등식이 어떻게 성립되는지 참 궁금합니다. , 저 카게오이 계정 있습니다. 2년 전에 만들었고 약 1년 전부터 활동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엔듀님을 어떤 시기에 만나 얼마나 교류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적어도 엔듀님을 만날 시기에는 카게오이는 파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건 참 미묘한 문제입니다만(왜냐하면 제 마음 속 취향의 문제이기 때문이죠) 저는 엔듀님 및 엔듀님이 해명하신거라 추정되는(앞선 디엠창 참고해주세요) 기타 다른 카게른 트친분들을 만났을 때에는 오이카게만 파는 상태였습니다. 그건 솔직한 심정으로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정이 있다=지금 활발하게 파고 있다

 

이건 아니지 않나요? 제 카게오이 계정이 있는 것을 보고 씨발놈이 앞에서는 지뢰라고 하고선(지뢰라고 하지도 않았습니다만) 뒤에서는 카게오이 계정 따로 파고 노는 어디서 기어들어온 미친년이라고 단정지어 생각하신 것 아닌가요.

제 카게오이 계정이 여지껏 남아있던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2년 전 카게오이 계정을 팠을 당시, 제가 만난 트친분들이 있습니다. 제게는 소중하고 친근한 트친분들이죠. 저는 그분들과 카게오이 계정만으로 엮여 있습니다. 저로서는 그 트친분들도 소중하고 같이 있으면 즐거웠기 때문에 그분들과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가슴 아팠습니다. 그렇기에 파지도 않았지만 그분들과 이야기하고 즐겁게 하이큐 얘기를 하고 싶어서 약 1년간의 기간을 질질 끌어왔습니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더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제 스스로 약 1년간 활동을 하지 않은 카게오이 계정이 있고 그에 대해 핫삐계에서 일언반구도 없던 상황이 이다지도 엔듀님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제 나름대로 엔듀님과 이야기하면 즐겁고 재밌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 트친이었습니다. 갑작스레 프로텍트 계정에서 블언블을 당했을 땐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본계가 트친이니 그리 문제는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근데 제가 설마 저런 말을, 그것도 엔듀님께 듣고 있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네요. 솔직한 심정으로 엔듀님께 많이 속상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엔듀님, 그래도 사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공개적으로 저에 대한 사과문을 작성해주시고 저를 위해 시간을 들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엔듀님의 사과를 진심으로,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화해하고 싶습니다. 엔듀님을 이해하고 싶습니다. 그를 위해서 앞서 말씀드렸던 의문들을 해결해주십사 간곡하게 요청드립니다.

그 의문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뒷계를 퍼나르는 사람이 있다”, “핫삐에게 카게오이 계정이 있다고 엔듀님께 디엠으로 말씀드린 지인이 과연 동일인물인지 저는 꼭 알고 싶습니다. 엔듀님의 오해는 그 두가지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또한 가능하다면(물론 엔듀님이 동의하신다면) 그 분이 누구신지도 알고 싶네요. 저에 대한 악의가 있는 분이라 생각되어 꼭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만약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응당 사과드려야 하구요.

2. 이미 제가 리버시블 성향이 있다(그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제가 엔듀님의 프로텍트 계정을 팔로한 건 적어도 5월 이전입니다) 5월에 올린 욕설 트윗을 보면 제가 카게오이를 좋아하는 것에 심히 분노하신 것 같아 보입니다. 왜 그제서야 분노하셨는지 궁금합니다.

3. 두 번째 오해(뒷계를 퍼날랐다)에 대한 저격 트윗의 유무가 궁금합니다. OO님이 올리신 엔듀님 트윗 스타일로 보아(공개된 디엠에서 확인한 바에 의하면 1분 단위로 대상이 바뀌고 내용이 바뀐다던데) 저에 대한 언급이 저거 하나로 끝났으리라 생각되지 않습니다. 엔듀님이 저를 저격하며 말씀하신 모든 욕설 트윗을 알고 싶습니다. 저로서는 그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없다면 없다고 단순하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4. 이미 뒷계를 퍼나른게 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411, 입장문에 첨부하신 디엠창) 유령님과 디엠을 나누기 전까지(526) 오해를 풀지 않으신 이유가 무척 궁금합니다. 저로서는 그곳에서 제가 잘못한게 있는 건 아닌가 생각됩니다. 엔듀님이 사실을 알았음에도 꿋꿋이 오해를 풀지 않은 건 제 쪽에도 문제가 있으니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꼭 알고, 서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저에게 디엠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언제든지 괜찮습니다. 엔듀님께서 현재 많이 바쁘시고 여유가 없으신걸로 보이니, 엔듀님이 여유로워지시면 주셔도 됩니다. 다만 답변은 꼭 주셨으면 합니다.

 

엔듀님과 지냈던 시간들은 무척 즐거웠고 제게 소중한 기억들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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